왜 만들었나
초견(初見, sight-reading)은 처음 보는 악보를 그 자리에서 연주하는 능력입니다. 입시와 오디션,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에서 거의 반드시 시험 보고, 실무에서는 이게 곧 실력으로 통합니다. 악보를 받아 들고 몇 초 훑은 뒤 바로 소리를 내야 하니까요.
그런데 이 능력에는 연습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한 번 본 악보는 두 번째부터 초견이 아닙니다. 교재를 사도 한 번 훑으면 끝이고, 두 번째 펼치면 손이 이미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연습하려는 사람은 계속 새 악보를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
게다가 대부분은 연습 방식 자체가 실전과 다릅니다. 악보를 계속 보면서 치는 건 초견이 아니라 그냥 시주(視奏)에 가깝습니다. 실제 시험은 잠깐 검토한 뒤 연주하는 동안 긴장 속에서 앞을 미리 읽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악보를 무한히 새로 만들고, 실전과 같은 조건에서 연주하게 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블랙아웃입니다
이 도구의 연습 흐름은 이렇습니다.
- 악보 생성 — 악기·조성·난이도를 고르면 그 조건에 맞는 악보가 새로 만들어집니다.
- 검토 시간 — 정해진 시간 동안만 악보를 봅니다. 실제 시험에서 주어지는 그 몇십 초입니다.
- 블랙아웃 — 화면이 꺼집니다. 이제 기억과 손에 남은 감각만으로 연주합니다.
- 녹음 — 연주가 녹음됩니다.
- 리뷰 — 내 녹음을 다시 듣고, 정답 연주와 비교합니다.
3번이 이 도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악보를 계속 볼 수 있으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한 음씩 확인하면서 칩니다. 화면을 꺼 버리면 그게 불가능해지고, 덩어리로 읽어서 미리 머릿속에 넣는 진짜 초견 습관이 강제됩니다. 훈련에서 가장 어려운 건 '올바른 방법으로 하기'인데, 그걸 의지가 아니라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악기를 진짜로 이해합니다
초견 도구에서 흔히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이조 악기입니다. 클라리넷 연주자가 악보에서 '도'를 보면 실제로 울리는 소리는 B♭입니다. 호른은 F, 알토 색소폰은 E♭ 기준이고요. 이걸 무시하고 피아노 기준으로 악보를 만들면 관악기 주자에게는 쓸모가 없습니다.
FIRST READ는 악기 16종을 지원하고, 각각에 대해 이조와 보표(높은음자리표/낮은음자리표)를 제대로 적용합니다.
- 목관 —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in B♭, 바순, 알토 색소폰 in E♭
- 금관 — 트럼펫 in B♭, 호른 in F, 트롬본, 튜바
- 현악 —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기타
- 그 외 — 타악기, 성악
악기마다 실용 음역대도 따로 잡혀 있어서, 바순 악보에 플루트 고음이 나오는 식의 사고가 생기지 않습니다.
난이도를 원하는 만큼 깎을 수 있습니다
- 난이도 1~10단계 — 리듬의 복잡함, 음정 도약 폭이 함께 올라갑니다.
- 조성 지정 — 특정 조를 집중 연습하거나, 무조성으로 조표의 도움 없이 훈련할 수 있습니다.
- 임시표 조절 — 임시표의 개수와 종류를 직접 조절합니다. 초견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넘어뜨리는 게 예상 못 한 임시표입니다.
- 검토 시간 조절 — 시험 조건에 맞춰 늘리거나, 일부러 줄여서 압박을 겁니다.
이 도구의 강점
외울 수가 없습니다
악보가 매번 새로 생성되기 때문에 반복해서 나오는 패턴이 없습니다. 교재는 결국 유한하고 언젠가 익숙해지지만, 여기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초견 연습 도구로서 이건 기능이 아니라 전제 조건에 가깝습니다.
내 연주를 남길 수 있습니다
연주는 녹음되고, 정답 연주와 나란히 들어 볼 수 있습니다. 초견 연습의 함정은 스스로 어디서 틀렸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연주하는 동안은 다음 마디를 읽느라 방금 낸 소리를 판단할 여유가 없습니다. 끝나고 다시 들으면 그제야 보입니다.
악보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악보는 MusicXML로 저장됩니다. 시벨리우스, 뮤즈스코어, 피날레 같은 악보 프로그램에서 그대로 열려서 인쇄하거나 편집할 수 있습니다. 화면 안에 갇히지 않습니다.
설치가 필요 없습니다
브라우저만 있으면 됩니다. 악보 조판과 음원 재생을 전부 웹에서 처리하므로, 연습실 컴퓨터든 태블릿이든 주소만 열면 바로 시작됩니다.
이렇게 쓰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악보를 못 읽는 초보도 쓸 수 있나요?
음표를 읽을 수 있다면 난이도 1~2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다만 이 도구는 악보 읽는 법을 가르치는 교재가 아니라 훈련 도구입니다. 기초는 따로 배우시는 게 좋습니다.
피아노도 되나요?
현재는 단선율 악기 위주입니다. 양손 대보표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녹음은 어디에 저장되나요?
브라우저 안에서 처리됩니다. 마이크 권한을 허용해야 녹음이 됩니다.
정답 연주는 어떻게 들려주나요?
생성된 악보를 그대로 소리로 재생합니다. 내 연주와 번갈아 들으면서 어디가 어긋났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없어도 되나요?
필요합니다. 악보 조판과 음원을 실행할 때 불러오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는 동작하지 않습니다.
모바일에서도 되나요?
됩니다. 다만 악보를 읽어야 하는 도구라 화면이 큰 태블릿이나 PC가 훨씬 편합니다. 악기를 들고 연주해야 하니 거치해 두고 쓰시는 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