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수 입문 — 도안 고르기부터 기본 스티치 6가지까지
자수는 시작 문턱이 낮은 취미입니다. 재봉틀도, 넓은 작업대도 필요 없고 준비물 전체가 손바닥만 한 파우치에 들어갑니다. 그런데도 막상 시작하려면 막히는 게 있죠 — 뭘 사야 하는지, 어디부터 놓아야 하는지입니다. 그 두 가지만 정리해 드립니다.

준비물은 다섯 개면 충분합니다
- 수틀 — 10~15cm 정도가 손에 잡기 좋습니다. 처음부터 큰 걸 사면 손목이 아픕니다.
- 자수실 — DMC 25번 같은 6가닥 면사가 표준입니다. 보통 2~3가닥으로 갈라서 씁니다.
- 자수바늘 — 실 굵기에 맞는 것으로. 실이 바늘귀를 통과할 때 빡빡하지 않으면 맞습니다.
- 원단 — 광목이나 리넨. 너무 성글면 실이 빠지고, 너무 촘촘하면 바늘이 안 들어갑니다.
- 수성펜 또는 초크 — 도안을 옮겨 그릴 때. 물에 지워지는 것으로 고르세요.
가위와 골무는 있으면 편하지만 없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실은 몇 가닥으로 갈라야 할까
초보가 가장 많이 헤매는 부분입니다. 기준은 간단해요.
- 가는 선, 글씨, 세밀한 부분 → 1~2가닥
- 일반적인 윤곽선 → 2~3가닥
- 면을 채우거나 굵고 도톰한 느낌 → 3~4가닥
6가닥을 통째로 쓰는 경우는 드뭅니다. 실을 가를 때는 한 가닥씩 천천히 뽑아낸 뒤 다시 합치세요. 여러 가닥을 한꺼번에 당기면 엉킵니다.
기본 스티치 6가지
이 여섯 개만 알면 웬만한 도안은 다 놓을 수 있습니다.
1. 러닝 스티치 — 한 땀 뜨고 한 칸 건너뛰는 가장 기본. 점선 느낌의 윤곽에 씁니다.
2. 백 스티치 — 뒤로 돌아와 이어 붙이는 방식. 끊김 없는 선이 나와서 윤곽선과 글씨의 기본입니다. 하나만 익힌다면 이것부터요.
3. 아우트라인 스티치 — 살짝 겹치며 나아가 꼬인 밧줄 같은 선이 됩니다. 곡선과 줄기 표현에 좋습니다.
4. 새틴 스티치 — 나란히 촘촘히 채워 광택 있는 면을 만듭니다. 잎사귀, 꽃잎처럼 작은 면에 씁니다. 넓은 면에 쓰면 실이 뜨고 걸리니 주의하세요.
5. 프렌치 노트 — 바늘에 실을 감아 매듭을 만듭니다. 꽃술, 눈동자, 점 찍기용. 감는 횟수로 크기를 조절합니다.
6. 레이지 데이지 — 고리를 만들어 한 땀으로 고정. 이름 그대로 작은 꽃잎 하나가 한 번에 나옵니다.
도안은 어디서 구하나
처음에는 단순한 선화가 좋습니다. 선이 굵고, 면이 크고, 색이 5가지 이하인 것부터 시작하세요. 사진처럼 복잡한 이미지는 실력이 아니라 인내심을 시험합니다.
요즘은 가진 사진을 도안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미지를 몇 단계의 색으로 단순화하고 윤곽선을 뽑아내면 자수용 도안이 됩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 사진의 색 수를 줄입니다(예: 5~8색). 그러면 면이 뚜렷하게 나뉩니다.
- 나뉜 면의 경계를 선으로 뽑습니다. 이게 윤곽선이 됩니다.
- 너무 작은 조각은 지웁니다. 실제로 놓을 수 없는 크기니까요.
- 남은 색마다 실 번호를 정합니다.
이 과정을 손으로 하면 오래 걸리지만,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변환 도구를 쓰면 몇 초면 됩니다. 결과를 그대로 쓰기보다 선을 조금 정리해서 쓰는 걸 권합니다.
처음 만드는 사람이 자주 하는 실수
- 원단을 너무 팽팽하게 당깁니다. 수틀에서 풀면 그림이 쪼그라듭니다. 살짝 여유를 두세요.
- 뒷면 실을 길게 건너뜁니다. 3cm 이상 건너뛰면 나중에 걸려서 뜯어집니다. 끊고 다시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 매듭을 크게 짓습니다. 앞면에서 볼록하게 비칩니다. 처음 몇 땀 밑에 실을 눌러 고정하는 방식이 깔끔합니다.
- 너무 큰 작품부터 시작합니다. 첫 작품은 지름 10cm 안쪽으로. 완성하는 경험이 실력보다 중요합니다.
마무리는 이렇게
다 놓았으면 수성펜 자국을 찬물로 지우고, 그늘에서 말린 뒤 뒷면에서 낮은 온도로 다립니다. 수틀에 그대로 끼워 벽에 걸어도 되고, 뒷면을 펠트로 덮어 마감해도 좋습니다.
첫 작품은 대체로 마음에 안 듭니다. 그게 정상이에요. 두 번째부터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그러니 작게, 빨리 하나를 끝내는 걸 목표로 잡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