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SA 2025 결과 — 세계 15살의 읽기가 무너졌다, 한국은 톱10인데 문해력은 역대 최저
세 해에 한 번 오는 성적표가 도착했습니다. OECD는 9월 8일 PISA 2025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91개 국가·지역에서 15세 학생 약 76만 명이 치른,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조사입니다. 결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OECD 평균이 과학·읽기·수학 모두에서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낮았습니다.
9월 8일, 91개국의 성적표
떨어진 폭이 과목마다 다릅니다. 2022년과 견주면 OECD 평균 과학은 사실상 제자리였고, 읽기가 약 14점, 수학이 9점 내려갔습니다.
기간을 늘리면 그림이 더 분명해집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OECD 평균 읽기는 28점, 수학은 22점 빠졌습니다. OECD는 이를 각각 약 1년 반, 약 1년치 학습량에 해당한다고 설명합니다.
바닥이 두꺼워진 것이 더 아픕니다. 과학·수학·읽기 세 영역 모두에서 기초 수준에 못 미치는 학생이 OECD 평균 19.7%, 다섯 명에 한 명꼴입니다. 2022년 16%에서 늘었습니다.
꼭대기는 그대로입니다. 최상위는 중국의 베이징·상하이·장쑤·저장과 싱가포르였고, 에스토니아·일본·한국·마카오·대만·영국이 상위권을 이뤘습니다.

한국은 톱10, 그런데 읽기만 2000년 이후 최저
한국은 과학 526점, 수학 522점, 읽기 501점을 받았습니다. OECD 평균(과학 482, 읽기 461, 수학 463)을 모두 크게 웃돕니다.
OECD 38개국 안에서 과학 13위, 수학 12위, 읽기 19위입니다. 순위가 범위로 적히는 건 PISA가 표본 조사이기 때문입니다. 점수 차가 통계적으로 의미 없을 만큼 작으면 등수를 하나로 못 박지 않습니다. 91개국 전체로는 과학·수학 57위, 읽기 3~13위입니다.
문제는 읽기 한 과목입니다. 515점에서 501점으로 14점 떨어졌고, 2000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습니다.
잘하는 아이가 줄고 못 읽는 아이가 늘었습니다. 한국 읽기 상위권(5수준 이상)은 13.3%에서 10.3%로 줄었고, 하위권은 14.7%에서 17.8%로 늘었습니다.
특히 하위권 비율은 2012년 7.6%와 견주면 열세 해 만에 2.3배가 됐습니다. 평균은 아직 높은데, 평균을 만드는 분포가 아래로 벌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상한 대목 — 디지털로 배우는 능력은 최상위권
이번 조사에는 새 영역이 하나 붙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의 학습' 입니다. 컴퓨터 도구를 써서 스스로 지식을 쌓고 문제를 푸는 능력을 봅니다.
한국은 여기서 538점을 받았습니다. OECD 평균 500점을 한참 넘고, 회원국 중 2~5위입니다.
읽기는 역대 최저인데 디지털 학습은 세계 최상위권. 두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화면 안에서 도구를 다루는 일과, 긴 글을 붙들고 끝까지 따라가는 일은 같은 능력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영역의 전체 분석은 2027년 5월에야 공개됩니다.

OECD가 짚은 이유들
OECD와 교사단체 국제교육연맹(EI)이 함께 짚은 요인은 화면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 교사 부족 — OECD 평균으로 학생 40%가 '교사가 모자라 수업에 지장이 있다'고 교장이 답한 학교에 다닙니다. 형편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심했습니다.
- 수업 중 산만함 — 학생 25% 넘게 과학 수업 대부분에서 급우가 디지털 기기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 답했습니다.
- AI 챗봇 — 과제에 AI 챗봇을 쓴 학생이 쓰지 않은 학생보다 점수가 낮았고, 모르는 걸 물어보는 행동도 적었습니다.
- 줄어든 독서 — 즐거움으로 책을 읽는 비율이 떨어진 것이 문해력 하락과 함께 갔습니다.
EI 사무총장 데이비드 에드워즈는 "AI가 마법의 해결책처럼 밀려나오지만, 지나치게 쓰면 아이들이 자기 학습을 외주 주는 결과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교육부 관계자도 원인을 하나로 못 박지 않고 디지털 미디어 사용 증가와 숏폼·SNS 확산을 함께 들었습니다.
순위표보다 오래 남는 숫자
PISA가 나오면 언제나 등수가 먼저 읽힙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오래 남을 숫자는 순위가 아닙니다.
한국은 한 영역 이상에서 최상위 수준에 오른 학생이 28.1%로 OECD 평균 11.9%의 두 배가 넘습니다. 동시에 읽기에서 기초에 못 미치는 학생이 여섯 명에 한 명이 넘습니다. 잘하는 쪽과 못 읽는 쪽이 같은 교실에서 동시에 두꺼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한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91개국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15년 사이 세계의 열다섯 살은 읽기에서 1년 반쯤 뒤로 물러섰습니다.
출처
- PISA 2025: Students' reading and mathematics performance declined sharply across the OECD — OECD
- PISA 2025 Results (Volume I) — OECD
- PISA 2025 Learning in the Digital World — OECD
- 한국, 3과목 모두 세계 톱10…읽기 저성취층은 더 늘었다 — 교육플러스
- 한국 학생들, OECD 최상위권 유지 속 '문해력 저하' 경고등 — 세계일보
- New PISA report reveals decline in student performance — Education Internatio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