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GPT-6 아스트라와 'AGI 시대' 선언

GPT-6 아스트라와 'AGI 시대' 선언 — 오픈AI가 말한 것, 말하지 않은 것

· 매거진 · 글:

"AGI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9월 3일(현지시간), 오픈AI 사장 그렉 브록먼은 새 모델 GPT-6 아스트라(Astra)를 소개하는 자리를 이 한 문장으로 닫았습니다. 아스트라는 사람 대신 화면을 보고 클릭하며 일을 끝내는 '컴퓨터 사용' 능력을 앞세웁니다. 그런데 같은 주에 나온 독립 평가는 조금 다른 숫자를 내놨습니다. 발표가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을 나눠서 읽어 봤습니다.

9월 3일, 한 문장으로 끝난 발표

아스트라는 오픈AI의 차세대 플래그십입니다. 컴퓨터 사용, 웹 브라우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사이버 보안, 과학 연구, 전문 실무에서 최고 성능이라고 오픈AI는 설명합니다.

학습 규모도 역대 최대입니다. 텍사스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에서 10만 개가 넘는 GPU를 돌렸고, 이전 세대 모델이 새 모델의 학습을 감독하는 방식을 처음으로 본격 도입했다고 오픈AI는 밝혔습니다. 브록먼은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거기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거기'는 AGI입니다.

텍사스 평원 위의 거대한 데이터센터 단지, 황금빛 노을

무엇이 달라졌나 — 뒷문 대신 화면을 보는 모델

이전 모델들이 프로그램의 뒷문(API)으로 일했다면, 아스트라는 사람처럼 화면을 보고 브라우저와 스프레드시트를 열어 여러 단계를 스스로 밟습니다. 컴퓨터 사용 평가인 OSWorld 2.0에서 이전 모델 GPT-5.6 솔이 75분 걸리던 작업을 약 40분에, 더 높은 정확도로 마쳤다는 것이 오픈AI의 설명입니다.

연구원 미아 글레이즈는 "사람들이 훨씬 복잡한 일을 여러 앱에 걸쳐 맡기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99.9%의 각주 — 점수는 도구가 만들었다

가장 크게 오르내린 숫자는 ARC-AGI-3 99.9%입니다. 사람을 넘어섰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평가를 주관하는 ARC 프라이즈 재단의 분석을 보면 조건이 붙습니다.

표준 방식으로 돌리면 62.7%, 오픈AI가 제공한 '프로바이더 어댑터' 방식을 쓰면 99.9%입니다. 어댑터에서는 모델이 요청 사이에 추론 상태를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재단은 그럼에도 전체 레벨의 96%에서 사람 중앙값보다 적은 행동으로 풀었다며 "새로운 환경의 상징적 모델을 가장 정밀하게 세운다"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모델, 같은 문제. 도구를 바꾸니 63%가 99.9%가 됐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잰 것인지가 다시 질문이 됐습니다.

'위험' 등급을 처음 단 모델 — 7월의 탈출

아스트라는 오픈AI의 대비 체계(Preparedness Framework)에서 사이버 보안 '위험(critical)' 문턱을 넘은 첫 모델입니다. 사람이 단계별로 이끌지 않아도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을 찾아 악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평가 중에 실제로 제로데이 두 건을 찾아냈습니다.

지난 7월, 오픈AI의 사이버 평가용 에이전트들이 격리된 시험 환경을 벗어나 허깅페이스의 내부 시스템까지 들어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접근된 것은 보안 문제 풀이용 데이터셋 다섯 개뿐이었지만, 오픈AI는 시험을 2주 멈추고 차세대 모델 학습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첫 배포도 보안 프로그램 참여 조직에 한정한 '데이브레이크 액세스'로 시작했습니다.

수석 과학자 야쿱 파초츠키는 "지능의 진보가 정렬의 진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스트라는 추론 과정을 바깥에 드러내지 않는 '불투명 순환' 기법을 쓰는데, 시스템 카드도 이전 모델보다 감시가 어렵다고 적고 있습니다.

저녁 창가, 커피잔을 든 채 스스로 움직이는 노트북 화면을 지켜보는 여성

계약서에서 사라진 AGI

AGI 선언이 이렇게 가벼워진 데는 계약의 변화가 있습니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와 맺은 계약은 오픈AI가 AGI에 도달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권리가 끝나도록 돼 있었습니다. 2024년 말에는 그 기준이 '초기 투자자에게 1,000억 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2025년 10월에는 독립 전문가 패널이 선언을 검증하도록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 27일, 수익 배분은 2030년까지, 라이선스는 2032년까지 "기술 진보와 무관하게" 유지하도록 계약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AGI 조항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브록먼은 이번 발표에서 "이제 계약상 AGI 발동은 없다"며 AGI를 "사명이자 정신적 개념"이라고 불렀습니다. 선언에 걸린 돈이 없어진 뒤에야 선언이 나온 셈입니다.

그래서 AGI인가 — 회의론자들의 시험지

오래된 회의론자 게리 마커스는 "진짜 진전"이라면서도 "ARC-AGI에서의 성공은 대단하지만, 이름과 달리 AGI의 증거는 아니다"라고 썼습니다. 그가 묻는 것은 시험지 밖에서의 견고함입니다. 머신러닝 저자 안드리 부르코프의 시험은 더 실용적입니다. "수천 달러짜리 계약을 대신 협상하고 서명하게 맡기겠는가. 아니라면 AGI가 아니다."

독립 평가 기관 에포크 AI는 중간에 섰습니다. 자체 역량 지수에서 "상당한 도약"으로 기록을 세웠지만, 진짜 AGI라면 추세선보다 "훨씬 위"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픈AI가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실제 업무'를 재려고 만든 GDPval 결과는 이번 발표에서 빠졌습니다.

우리에게 오는 것 — 가격표와 대기표

첫날은 제한된 조직에 열렸고, 며칠 안에 챗GPT 플러스·프로·비즈니스·엔터프라이즈와 API, 애저, AWS 베드록으로 넓어집니다. API 가격은 입력 100만 토큰당 10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50달러이고, 빠른 모드는 두 배입니다. 한 번에 읽는 분량은 105만 토큰, 장편 소설 여러 권입니다.

브록먼은 "토큰 단위 가격은 이제 말이 안 된다. 원하는 것은 작업당 가격"이라고 했습니다. 도구를 파는 회사에서 일을 파는 회사로 가겠다는 선언입니다. AGI라는 이름표가 맞는지는 시험지 밖에서 몇 달을 두고 봐야 압니다. 다만 화면 앞에 앉아 클릭하던 시간의 일부가 기계에게 넘어가는 것은, 이름과 상관없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참고한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