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피디아 「2027 올해의 여행지」 부산 5위 — 검색 50% 늘어난 항구 도시를 숫자로 읽다
내년 여행지를 고르는 사람들은 지금 어디를 검색하고 있을까요. 익스피디아가 10월 13일 여행 트렌드 보고서 **「언팩 '27(Unpack '27)」**과 함께 2027 올해의 여행지 10곳을 내놨습니다. 1위는 미국의 호숫가 도시, 2위는 일본 효고현, 그리고 5위가 부산입니다. 순위가 무엇을 기준으로 매겨졌는지, 부산이 왜 이 자리에 올랐는지 숫자로 따라가 봤습니다.

언덕 마을과 바다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항구 도시. 이미지는 생성한 것입니다.
기준은 「검색이 얼마나 늘었나」
이 순위는 투표나 심사위원의 평가가 아닙니다. 익스피디아 이용자들의 검색량이 2025년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로 줄을 세웠습니다(트래블 앤 투어 월드, 유로뉴스).
- 사우스 레이크 타호(미국 캘리포니아) +195%
- 효고(일본) +95%
- 푼타델에스테(우루과이) +65%
- 세도나(미국 애리조나) +55%
- 부산(한국) +50%
- 올복스(멕시코) +45%
- 페루자(이탈리아) +35%
- 더 트위드(호주) +35%
-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캐나다) +35%
- 치체스터(영국) +30%
유럽은 페루자와 치체스터 두 곳뿐입니다. 파리·로마 같은 이름은 빠졌고, 대신 큰 도시 옆의 작은 마을과 자연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1위는 호수, 2위는 성과 온천
1위 사우스 레이크 타호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경계에 걸친 타호 호수의 남쪽 기슭입니다. 검색이 2025년의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겨울엔 스키, 여름엔 호수. 한 철만 붐비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 꼽혔습니다.
2위 효고현은 히메지성과 고베, 아리마·기노사키 온천이 한 현에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익스피디아는 효고를 관광객 관리를 책임 있게 하는 여행지로 따로 표시했습니다(보도). 4위 세도나의 붉은 바위산까지, 상위권에는 자연과 사계절이라는 공통점이 보입니다.

한 철이 아니라 일 년 내내 찾을 이유가 있는 곳. 이번 순위 상위권의 공통점입니다.
부산 5위, 숫자가 먼저 말하고 있었다
익스피디아는 부산을 해변과 영화제의 항구 도시로 소개하며, 영화 「부산행」이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순위가 나오기 전부터 부산의 숫자는 이미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습니다.
부산시 집계로 올해 1~8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은 343만 4,620명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5만 4,267명보다 45.9% 늘었고, 같은 기간 전국 증가율 21.6%의 두 배가 넘습니다(아이뉴스24, 재경일보). 300만 명을 넘긴 시점도 지난해보다 두 달쯤 빨랐습니다.
- 미국 — 28만 9,382명, 76.1% 증가
- 프랑스 — 111.3% 증가로 가장 가파름
- 씀씀이 — 상반기 외국인 관광 지출 5,914억 원, 63.0% 증가
부산시는 6월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공연의 영향이 컸다고 봅니다. 다만 이건 시의 해석이고, 공연 효과만 따로 떼어 낸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먼 나라에서 오는 사람이 빠르게 늘었다는 것. 익스피디아 검색 순위와 부산의 입국 숫자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영화의 도시, 그리고 「영화 속 그곳」 여행
마침 지금 부산은 영화제 한가운데입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6일 열렸고 내일 15일 막을 내립니다. 공식 초청작만 59개국 247편이고, 개막 닷새 만에 무대 인사·오픈 토크 같은 행사 관객이 5만 명에 이르렀습니다(헤럴드경제, MTN).
이 대목은 보고서의 다른 흐름과도 맞닿습니다. 언팩 '27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곧 나올 드라마·영화의 촬영지로 가는 여행을 알아봤거나 예약했다고 답했고, 젊은 층에서는 그 비율이 58%였습니다(보도). 화면 속 장면이 여행지 목록을 바꾸는 시대입니다.
「어른 졸업」 여행과 의도적인 여행
보고서는 2만 6천 명 여행자 설문과 자체 데이터를 섞어 만들었습니다(보도). 눈에 띄는 키워드는 **「언어덜팅(Un-Adulting)」**입니다. 아이 없이 어른끼리 떠나, 어릴 적 기분으로 마음껏 노는 여행을 말합니다.
익스피디아 그룹의 아리안 고린 CEO는 2027년의 여행자가 다음 여행지를 고르는 데 더 의도적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풀어 말하면, 남들이 다 가는 곳보다 내가 왜 거기 가는지가 분명한 여행입니다.
검색은 아직 예약이 아니다
이 순위를 읽을 때 하나는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검색이 늘었다고 실제 예약이나 방문이 그만큼 느는 것은 아닙니다. 또 증가율이라 원래 검색이 적던 곳일수록 높게 나오기 쉽습니다. 보도된 자료에는 원래 검색량이 얼마였는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읽힙니다. 이름난 대도시 한복판보다, 바다·호수·산을 끼고 일 년 내내 갈 이유가 있는 곳. 그리고 영화 한 편, 공연 한 번이 문을 열어 주는 곳. 부산은 그 두 가지를 다 가진 도시로 목록에 올랐습니다.
내년 여행을 고민하는 세계의 검색창에 부산이 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바다가, 누군가에게는 이제 막 알게 된 목적지입니다.